일본의 C(급) 프로그래머.

by chatmate
냉동, 냉장, 트랜스 지방, 그리고 식품의 보존.

뭐 요즘 미국산 냉동 쇠고기 이야기도 많고, 농심 팜유 삼양 우지 이야기도 심심찮게 보이네요.

팜유라고 하면 "롯데리아에서는 트랜스지방 1% 미만의 순식물성 기름을 사용합니다" 라는 포스터를 보고 사람들과 함께 비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동물성 지방으로 튀기면 더 고소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고객 여러분의 건강을 생각하여...'라나 뭐라나...


생각난 김에 냉동과 냉장 등 식품의 보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네요. 좀 어려운 이야기입니다만;; (그래서 틀렸거나 대충 넘어가는 부분도 있을겁니다만)

주부나 자취생 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만한 내용으로 OX 퀴즈를 몇 문제 내보겠습니다.


OX 퀴즈입니다.


1. 고기는 냉동을 하면 맛이 없어 진다.
2. 고기는 상하기 직전이 가장 맛있다.
3. 생선도 숙성시켜야 맛있어진다.
4. 감자나 양파 같은 채소는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5. 바나나 등 과일은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정답은?
1. O
2. O?
3. X?
4. X
5. X


5번이 팜유에도 해당하는 이야기인데 잠시 후에 말씀드리지요.



대충 들은 수업 내용이라 기억이 정확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1. 일단 중학교 교과과정에서 과학 관련 수업을 들으신 분들이라면 다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생물의 세포는 동물의 경우 세포막, 식물의 경우 세포벽 안쪽에 세포액과 미토콘드리아 등이 존재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세포막(벽) 안쪽에는 세포내액이 채워져 있는데, 식품을 냉동하게 되면 이 세포내액이 동결되게 됩니다. 다들 아시다 시피 물을 얼리면 부피가 팽창하지요. 물은 냉동하는 속도가 빠를 수록 얼음 결정이 작아지게 되긴 합니다만, 어쨌든 본래 부피보다 팽창하면서 세포막을 찢게 됩니다.


고기를 해동하게 되면 뻘건 핏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실 '피'라기 보다는, 이런 파괴된 세포막을 통해 세포내액과 영양성분이 녹아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기를 냉동하면 당연히 맛이 없어지게 되지요.



2. '상하기 직전'이라는 것은 오버입니다만, 충분히 숙성시켜야 맛있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고기의 각 성분 비율을 꺾은선 그래프로 그려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숙성'이라는 것인데요. 도축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게 되면 사후 강직이 이루어 지고, 그후 사후 강직이 차츰 풀리고, 마지막으로 부패하게 됩니다.


성분 비율은 도축 직후는 단백질이 가장 높고, 사후 강직이 풀리면서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게 되어 차츰 아미노산이 증가하게 됩니다. 아미노산은 종류마다 맛이 다른데 이중 특정 아미노산 -가령 이노신산-의 비율이 가장 높으면서 잡맛을 내는 다른 아미노산이 적은 타이밍이 고기의 맛이 가장 좋은 때가 되지요. (그래서 상하기 직전까지 무조건 오래 한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강직이 풀리고 단백질이 분해되면 당연히 고기가 연해지는 효과도 있고요. 고기의 숙성은 대체로 생선에 비해 느린 속도로 일어나지만 냉동 보관 중에도 숙성이 멈추는 것은 아니므로 꼭 '상하기 직전'이란 말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만, 비교적 장시간 숙성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3. 이건 원칙적으론 맞는 말이긴 한데, 사실 일반 가정에서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X? 로 표시했습니다. 물론 배에서 갓 잡은 생선을 바로 회쳐서 먹거나 활어회를 먹는 것 보다는 몇시간 숙성 시킨 것이 더 맛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가정에 공급되는 유통과정을 생각해 본다면, 숙성 기간이 짧은 생선류는 이미 충분한 숙성을 거쳤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선류는 사후강직이 풀려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게 되면 맛이 없어지는 종류가 많습니다. (건어물은 예외입니다만) 생선살은 푸석푸석한 것보다 단단한게 맛있지요. 그래서 잡은 직후 사후강직이 이루어지기 전에 급속 냉동하여 사후강직이 풀리기 전에 먹거나, 생물일 경우 살이 단단한 놈을 골라서 구입 직후에 바로 요리해 먹는 것이 좋습니다.



4. 채소류는 물론 대체로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만, 양파는 껍질을 벗기기 전에는 냉장할 필요가 없고, 감자는 냉장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의외로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은 채소류는 보관에 필요한 적정 온도가 제각각입니다. 어느 채소를 보관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에서 다른 채소는 금방 변질되곤 하지요. 이건 5번과도 연결되는 이야기인데, 기본적으로 채소나 과일은 아직 '죽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식물의 생명은 동물과 달라서 수확한 이후에도 일단 '살아 있는 것'으로 간주되며, 부분적으로 괴사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는 정상적으로 호흡과 대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여러 채소의 '생장 조건'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대사를 억제할 수 있는 온도', '조직이 괴사하지 않는 온도'가 채소 마다 달라지는 것이지요.



5. 뭐 다들 아시겠습니다만 바나나는 냉장 보관하면? 갈색으로 변하지요. 딸기를 냉동 보관해도 재밌어집니다.


4번과 1번과 관계가 있는 내용입니다만, 바나나는 기본적으로 열대 과일입니다. 대체로 식물성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고, 동물성 지방의 경우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코코넛, 오일 팜 같은 열대 과일류는 대부분 지방 성분이 포화지방-소위 '나쁜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포화지방 비율이 높은 동물성 버터를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포화 지방은 상온에서 고화 하는 경향이 있지요. 개인적으론 열대 과일류에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것은, 아마도 열대 기후에서는 열대과일의 포화지방이 액체로 -다시 말해 지질대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나나 속의 포화지방 역시 열대 정도의 기온이라면 액체로서 존재할 수 있겠지만, 냉장하게 되면 고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바나나의 갈변 현상은 이 포화지방의 고화로 인해 세포벽을 통한 지질대사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고, 조직이 괴사하게 됨으로 해서 벌어지는 현상인거죠.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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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tmate | 2008/07/11 14:25 | Issue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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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뉴욕에서 의사하기 at 2008/07/12 12:17

제목 : 농심 조금 더 혼나도 된다.
외국에 살고 있지만 뉴스를 통해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졸속 협상으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와 촛불 시위소식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회사인 농심이 조선일보와 관련한 구설수에 말려서 국민들의 반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오늘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 농심의 컨설턴트의 의견을 통해 나름대로 농심이 나름대로 억울한 처지에 있음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미 읽으셨겠지만 ......more

Commented by Frey at 2008/07/11 15:59
4번은 처음 알았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Commented by 고수민 at 2008/07/12 12:18
좋은 정보 잘 보았습니다. 아주 속이 꽉 찬 정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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